중학생 속옷 사진 유포 “가해자와 피해자, 아직도 한반”

중학생 속옷 사진 유포 “가해자와 피해자, 아직도 한반”

 

서울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속옷 몰카 사건, 어제 이 시간에 저희가 단독 보도해 드렸는데요. 그런데 가해 남학생들과 피해 여학생들이 아직도 같은 반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 남학생 7명이 여학생들의 치마 속을 몰래 찍어 유포한 사실이 확인된 건 지난 5월 말이었다. 그 당시 촬영을 주도한 2명은 6월 초 강제전학 조치가 내려졌다.

 

그런데, 다른 5명은 유기정학 또는 사회봉사 처분을 받아 학교에 남고 말았다. 더욱 큰 문제는 사건이 발생한지 석달이 지났는데도 일부 가해 남학생과 피해 여학생들이 여전히 같은 반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 관계자는 "그 반 남학생은 거의 다 본 거예요. 반을 해체해야 하는데 (어렵다.) 물론 피해 학생이 힘들지만, 서로 치료해 나갈 수 있는..."이라는 황망한 이야기를 늘어놓고 있다.

 

성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자와 가해자를 우선 분리시켜는 게 기본적인 원칙이다. 같은 공간 안에 있게 되면 지속적으로 수치심이 유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피해자가 더 큰 상처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무가의 소견이다.

 

그런데, 학교 측은 "가해 남학생들이 피해자들에게 여러차례 진심으로 사과했다"고 강조만 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 여학생들은 이들과 한 반에 있고 싶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측의 미숙한 대처가 어린 여학생들에게 또다른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상처를 입은 여학생들의 입장을 먼저 고려해야 함에도 반을 해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하며, 가해자 학생들이 진심으로 사과했으니, 그냥 피해자들과 같이 수업을 해도 문제가 없다는 듯한 교사들의 태도가 정말, 무섭기만 하다.